'현대건설 신화' 현장 늘 지켰다…이내흔 前 사장 별세

입력 2023-10-10 18:37   수정 2023-10-11 00:20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의 최측근이자 현대건설을 키운 주역으로 꼽히는 이내흔 전 현대건설 사장이 10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193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그는 대전중 대전고를 거쳐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평사원으로 현대건설에 입사해 6년 만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1991년 11월부터 1996년 6월까지 현대건설 사장을 지냈다. 현대산업개발 사장(1996년 6~9월)을 잠시 맡았다가 1996년 9월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취임했다.

그는 현대건설에서 30년 가까이 일하며 울산조선소 착공, 태국·사우디아라비아 해외 건설 개척, 국내 주택건설 부흥 등 이제는 신화가 된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과거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무역부 과장이던 1972년 어느날 회장님이 부르시더니 난데없이 ‘울산조선소(현 현대중공업)를 만들려는데 함께 일하자’고 했다”며 “매일 새벽 6시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 놓고 회의하고 군화 차림으로 주먹밥에 깍두기로 끼니를 때워도 그때는 꿀맛이었다”고 회상했다.

1976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도 잊지 못할 현장으로 꼽았다. 그는 “공사 계약금만 해도 당시 국가 예산의 절반인 9억3000만달러에 달했다”며 “이때 조선 분야와 중동 진출 업무를 겸했는데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는 나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00% 국산 기술로 원자력발전소(영광 3·4호기)를 지어 국내 원전 건설역사에 새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다.

1998년 현대건설 사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현대통신(현 현대HT)을 인수하면서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다시 드러냈다. 현대통신은 현대전자에서 분사한 홈네트워크 시스템 업체다. 아파트에 들어가는 월패드, 디지털도어록 등 스마트홈 시장에서 점유율 40%로 선두주자다.

그는 한국 스포츠 발전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임직원의 사기와 대외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스포츠에 주력하라’는 정 창업회장의 지시로 스포츠계에 입문한 그는 1983년 대한배구협회 부회장을 맡은 뒤 대한역도연맹 회장, 아시아역도연맹 회장을 지냈다. 1996년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 구단주대행을 맡아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이끌었다.

유족으로는 자녀 이건구 현대HT 대표와 이윤정 이지연 이희정 씨, 사위 이시명 한국디지털오디오방송 대표, 이정준 주연테크 회장, 김우규 EY한영회계법인 이사, 며느리 이낙영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장지는 경기 포천 광릉추모공원, 발인은 13일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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